연구개발비 과대계상으로 ‘흑자’ 공시… 대법 “투자자 손해 배상해야”
대법원은 자산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해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공시한 회사와 임원들에게 투자자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허위 재무정보와 투자 판단 및 주가 하락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됐습니다.
연구개발비를 부적절하게 무형자산으로 처리해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공시한 차바이오텍과 당시 임원들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차바이오텍은 2017년 반기·3분기보고서에서 임상시험 중인 신약 관련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하면서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공시했습니다. 그러나 외부감사인은 해당 연구개발비가 무형자산으로 인정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고, 이를 비용으로 처리할 경우 회사는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회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기존 공시를 믿고 주식을 매수한 소액주주들은 연구개발비 과대계상으로 잘못된 재무정보가 제공돼 손해를 입었다며 회사와 당시 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차바이오텍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어긋나게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과대계상했고, 그 결과 투자 판단에 중요한 영업이익과 영업손실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됐다고 판단했습니다.
투자자들의 손해와 허위 공시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됐습니다. 정확한 영업손실이 공시됐다면 회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시장에 미리 알려졌을 것이고,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지 않거나 더 낮은 가격에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입니다.
대법원은 회사와 임원들이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잘못된 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점 역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공시된 재무제표가 사실에 맞게 작성됐다고 믿고 주식을 취득했다고 보는 것도 타당하다고 봤습니다.
다만 주가 하락에는 전체 시장 상황이나 바이오·제약 업종의 변화 등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손해배상책임은 전체 손해의 30%로 제한됐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와 임원들은 투자자 12명에게 약 11억 9,500만 원을 배상하게 됐습니다.
이번 판결은 상장회사의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에 포함된 회계정보가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사례입니다. 특히 연구개발비처럼 비용 처리와 자산 처리에 따라 손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항목은 회계기준에 맞는 신중한 판단과 공시가 필요합니다.
출처: [법률신문] 연구개발비 자산 처리해 ‘흑자’ 공시한 차바이오텍… 대법 “주주들에 배상”
